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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독서생활

긴긴밤. 도서리뷰

소심한Oa형 2023. 4. 24.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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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과 함께 자연 속에서 행복하게 살았지만 무분별한 남획으로 세상에 혼자 남게 된 흰 바위 코뿔소 '노든'. 태어나자마자 코뿔소의 손에 남겨진 어린 펭귄. 어린 펭귄을 바다에 데려다주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한 동물들의 여정을 그린 도서.

지은이

글그림:루리

미술 이론을 공부했다. 2020년 [그들은 결국 브레멘에 가지 못했다]로 제 26회 황금도깨비상 그림책 부분을 장편동화 [긴긴밤]으로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을 수상했다.

책소개

[긴긴밤]은 초등학교 고학년 스테디셀러 도서. 

세상에 마지막 하나 남은 코뿔소가 된다면, 소중한 이를 다 잃고도 '마지막 하나 남은 존재'의 무게를 온 영혼으로 감당해야 한다면 어떠할까? 친구의 마지막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어린 생명이 마땅히 있어야 할 안전한 곳을 찾아 주기 위해 본 적도 없는 바다를 향해 가는 마음은 어떤 것일까?

이 책은 지구상의 마지막 하나가 된 흰바위코뿔소 노든과 버려진 알에서 태어난 어린 펭귄이 수없이 긴긴밤을 함께하며, 바다를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울퉁불퉁한 길 위에서 엉망인 발로도 다시 우뚝 일어설 수 있게 한 것은, 잠이 오지 않는 길고 컴컴한 밤을 기어이 밝힌 것은 "더러운 웅덩이에도 뜨는 별" 같은 의지이고, 사랑이고, 연대이다.

이 책은 우리의 삶이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 준다. 다리가 튼튼한 코끼리가 다리가 불편한 코끼리의 기댈 곳이 되어 주는 것처럼, 자연에서 살아가는 게 서툰 노든을 아내가 도와준 것처럼  윔보가 오른쪽 눈이 보이지 않는 치크를 위해 항상 지쿠의 오른쪽에 서 있었던 것처럼, 앙가부가 노든의 이야기를 듣고 또 들어준 것처럼 작지만 위대한 사랑을 보여준다. 

감상

몇 년 전 뉴스에서 소개된 '지구상에 마지막 하나 남은 수컷 북무흰코뿔소 수단'에서 시작된 작가의 이야기.

우리가 알 수 없었던 수단의 과거 이야기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압도적인 감동의 힘'으로 '인생의 의미에 대해 깊이 있는 그것을 찾아가는 과정의 엄숙함'을 보여준다. '멸종되어 가는 코뿔소와 극한의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펭귄의 모습을 아름답게 그려 낸 작품'이라는 평을 받으면서 제21회 문학동네어린이 문학상 대상을 받았다.

코끼리 무리에서 자라난 코뿔소 노든과 버려진 알에서 태어난 어린 펭귄. 사랑하는 이들의 몫까지 살아내야 하는 노든과 스스로 살고 싶어서 악착같이 살아 내는 어린 펭귄.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것이 다른 두 존재가 '우리'가 되어 긴긴밤을 뚫고 파란 지평선으로 나아가는 여정이 인생적이였다.

눈이 보이지 않으면 눈이 보이는 코끼리에게 다리가 불편하면 다리가 튼튼한 코끼리에게 기대어 걸으면 되는 코끼리들의 세계. 코끼리처럼 코가 자라지 않는 것은 별문제가 아니라는 편견 없는 말속에 노든은 어엿한 코끼리로 살았다. 그러나 스스로 앞날을 선택해야 하는 때까 왔을 때 노든은 또 다른 자신인 코뿔소가 되기 위해 코끼리들의 응원을 받으며 바깥세상을 나선다.

바깥세상은 노든의 상상보다 더 행복했지만, 고통 또는 작열했다. 코끼리 코아원에서 야생으로 야생에서 동물원으로 동물원에서 다시 길 위로, 노든 곁엔 그와 같은 풍경을 바라보고 같은 빗방울을 맞고, 서로의 입금으로 긴긴밤을 녹여준 이들이 있었다. 야생에서 살아가는 게 서툰 노든을 '엉뚱하지만 특별한 코뿔소'라고 불러 준 안내, 악몽을 꾸지 않고 긴긴밤을 견딜 방법을 알려 준 망가부,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 무서운 밤 너머 '내일'을 딛고 서게 해 준 치쿠까지. 그들이 있었기에 노든은 힘을 낼 수 있었고 어린 펭귄은 그의 온 세계였던 알 껍질보다 견고한 사랑 속에서 자라날 수 있었다. 서로 온전히 이해하지 못할지라도 종국에 다다르는 곳은 다를지라도 언제나 함께하고 있다는 확신은 이 작품을 읽는 내내 위안이 되어 준다.

[긴긴밤]이라는 세 글자 제목이 어떤 내용일까 궁금했는데 다 읽고 보니 이 제목 안에 등장인물들의 고통과 용기, 협동과 우정 등이 모두 함축되어 있는 것 같다. 더불어 '동물의 권리'를 알고 '동물을 존중'해 줘야 함을 알려주는 그 어떤 책 보다 강한 가르침을 주는 도서. '생명'의 소중함에 대한 생각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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