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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독서생활

즐거운 비. 도서리뷰

소심한Oa형 2023. 5. 3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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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그림책은 내돈내산은 아니다. 선물을 받은 거 같은데... 언제 누구였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2006년 출판된 도서이니 '아마도 우리 아들이 태어나기 전에 받은 도서일 수 있겠구나' 싶다. 이 도서 리뷰는 우리 아들이 오늘 이 책을 학교에 가져가면서 부탁했다. 엄마의 블로그에 관심이 너무나 많은 우리 아들. 그럼 아들의 부탁대로 도서리뷰를 시작해 보자.

 

지은이

글 : 김향수

그림책을 만들고 글을 쓰고 빛그림(사진)을 빚으며 지낸다. 지금까지 쓴 글로는 [즐거운 비], [아빠는 잠이 안 와], [ 우리 누나], [암행어사 호랑이], [꽹과리 꽹 호랑이] 같은 책이 있으며, [구름빵], [먼지깨비] 그림책에 빛그림을 그렸다.

 

그림 : 서세옥

1929년 출생. 서울대학교에서 동양화를 공부했으며, 호는 산정이다. 1949년 처음 열린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 국무총리상, 세 번째 대회에서는 문교부장관상을 받았다. 상파울루 비엔날레, 한국현대미술 프랑스 순회전, 칸느 국제회화제와 같은 여러 국제전과  순회전에 여러 차례 출품했다. 1960년 묵림회전을 만들어 동양화 혁신 운동에 앞장섰고, 점과 선의 수묵 추상 작업으로 독특한 회화를 창조했다. 1970년 후반부터 단순한 선으로 동작과 표정이 풍부한 사람을 표현하고 있다.

책소개

[즐거운 비]는 서세옥 화백의 먹물 그림을 자유롭게 엮어낸 그림책이다. 1940년대부터 지금까지 한국 화단에서 점, 선, 면이라는 최소 단위의 표현으로 여백의 수묵 추상화를 창조해 낸 예술가로 사람을 몇 가닥 가늘고 굵은 선으로 간결하게 표현하지만 몸짓과 표졍이 다른 여러 사람 모습이 보인다. 자칫 뭐가 뭔지 모르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힘이 넘치는 선과 먹의 번짐을 느끼다 보면 그림 그 자체에 빠져 들게 된다. 그래서 더욱 넘치는 상상력을 펼칠 수 있다. 서세옥 화백의 그림은 사람이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여기에 글이 주는 운율까지 더해 생기가 넘치게 한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 그리고 어른이들도 비가 바라는 간절한 마음과 비 오는 날의 기쁨을 함께 나누며 춤인사를 나누게 될 것이다. 

더워도 너무 더운 날, 비를 기다리고 기다립니다. 툭 툭 툭, 드디어 비가 옵니다. 신이 난 아이는 우산도 안 쓰고, 장화도 안 쓰고 그냥 나갑니다. 철벅철벅, 찰박찰박!

그런데 저 멀리 무언가 다가옵니다. 비 맞는다고 혼내러 오는 어른들일까요? 아이들 못지않게 비를 바라던 어른들이었지요. 비를 기다리는 아이들과 어른들이 벌이는 신명 나는 춤 마당이 벌어집니다. 어른들과 아이들의 춤사위를 번지는 선으로 표현했다. 수묵화의 번짐이 움직임을 역동적으로 표현한다.

감상

이 책에는 비 오는 날의 과학이 숨겨 있다. 구름이 꿈틀 하더니 비가 한 방울씩 오다 주르륵 쏟아지고, 웅덩이를 만들고, 내가 되어 큰 강으로 나아가는 과정이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비는 철조망을 가르고 불신의 벽을 허물고 사람들을 기쁜 가득한 춤사위로 안내한다. 비를 맞으며 춤사위를 펼치는 어른들과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갑작스러운 폭우가 내리던 나의 고등학교 시절이 생각났다. 반항심이었을까? 오랜만의 비도 아니었음에도 그냥 그 비를 쫄딱 맞고 걸으며 즐거웠다. 마음의 답답함이 깨끗하게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다시 그런 경험의 기회가 다가온다면 지금의 나는 우산을 접고 빗 속으로 뛰어들 수 있을까?

이 그림책은 표지에서 알 수 있듯이 수묵화의 번짐을 볼 수 있는 도서이다. 더불어, 단순한 선 몇 가닥으로 사람을 표현하고 그들의 감정까지도 알 수 있게 역동적으로 표현한다. 수묵화라는 어려운 장르를 아이들에게 손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표현하였으며, '나도 이렇게 그려볼래.' 하는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킨다. 우리 아이가 처음에는 단순한 표지의 색채, 제목만 보고 일반적인 스토리가 있는 그림책으로 보고 선택하였으나, 물론 스토리도 있고 글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수묵화라는 개념을 알 수 있어 좋았다고 한다. 비록 '수묵화'라는 이름은 몰랐으나, 길쭉한 선으로 사람을 그렸다며 그 선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한다. 아마도 단순한 선이 아니라 수묵화의 번짐이 있는 선이라 더욱 그렇게 생각했으리라 싶다. 수묵화라는 개념을 알기 전의 아이라면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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