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릴라(앤서니 브라운). 도서리뷰

우리 집에 있는 '고릴라' 도서와 지금 판매되는 도서의 표지가 다르다. 구입한 지 꽤 되긴 했지만, 아직도 좋아하는 도서. 아들과 그림책을 함께 보다 보면 꼭 한 번씩 손에 들고 가져오는 도서가 바로 앤서니 브라운의 [고릴라]이다. 이 책 역시 다른 작가의 그림책처럼  앤서니 브라운만의 매력이 가득 담겨 있다.

 

지은이

저 : 앤서니 브라운

간결하면서도 유머러스한 표현이 담겨 있는 그림책을 그린다. 하지만 그 속에 깊은 주제 의식과 세밀하면서도 이색적인 그림으로 사랑받는 작가이다. 1976년 [거울 속으로]를 발표하면서 그림책 작가의 길을 걷게 되었고, [고릴라], [동물원]으로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을 두 번 수상, 2000년에는 전 세계 어린이책 작가들에게 최고의 영예인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을 받았다. 2009년 영국도서관협회와 북트러스트에서 주관한 영국계간 아동문학가로 선정되었다. 국내에 소개된 책으로는 [돼지책], [우리 엄마], [우리 아빠], [우리 형], [나의 프리다], [넌 나의 우주야], [어니스트의 멋진 하루] 등이 있다. [기분을 말해봐!]는 초등학교 1학년 국정교과서- 국어에 실려 있다. 

책소개

[고릴라] 책의 주인공 한나는 고릴라를 무척 좋아한다. 온 집안이 고릴라 그림, 고릴라 장식, 고릴라 관련 책, 고릴라 비디오로 가득찬 한나. 하지만 아빠는 무척 바빠 동물원에서 진짜 고릴라를 본 적은 없다. 그러던 중 한나는 생일날 즈음 진짜 고릴라와 만나 평소 하고 싶었던 동물원 방문, 댄스파티, 식사, 영화감상까지 모두 함께 하게 된다. 아빠가 바빠서 외롭던 한나는 고릴라와의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독자들까지 행복이 전해질만큼 한나의 표정변화와 전체적인 분위기 변화가 미세하게 보인다. 고릴라와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 아빠는 한나에게 생일축하 인사와 함께 동물원에 함께 갈 것을 이야기하며 그림책을 마무리하게 된다.

감상

그림책에서 한나와 행복한 일상을 함께 해 준 고릴라는 조금 무섭게 생기고 못생긴 고릴라 이지만, 아빠의 외투가 아주 딱 맞고 한나와의 댄스에서 춤을 리드해 주고, 동물원 가는 길에도 한나를 안아주며 챙길 만큼 아빠와 같은 모습을 보인다. 한나가 아빠와 함께 하고 싶어 하는 일을 고릴라와 함께 하면서 심리적 위안을 삼기 위해 아빠와 같은 모습으로 투영된 것은 아닐까? 아이들에게 아빠는 그런 존재인 것 같다. 소소한 일상을 나누고 함께 여행을, 체험 활동도, 게임도, 모든 것을 다 함께 하고 싶지만, 현실에서는 일하는 모습, 바쁜 모습, 지친 모습만 보게 되는... 그런 아쉬움에서 오는 마음이 아마도 아빠와 닮은 고릴라로 나타난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책에서 아빠와의 모습만 나오는 일상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엄마는 안 보이는 상황이 반복되지만 그 어떤 아이도 엄마의 존재를 찾지 않는다. 

처음 앤서니 브라운 도서를 봤을 때, 그의 도서에 담긴 유쾌한 그림이 매력적이였고, 반복적으로 작가의 그림책을 보다 보니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에는 색다른 재미가 있다는 것을 찾아냈다. 이 책에서도 고릴라가 좋아하는 바나나 그림을 찾을 찾을 수 있다. 액자 속, 아빠의 뒷주머니에서 찾는 바나나는 그림책을 보는 소소한 재미를 찾게 된다(마지막 장면에서 아빠의 뒷주머니 바나나는 우리 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다). 숨은 그림 찾기의 재미와 더불어 작가의 그림책은 그림이 화사하고 색채가 다양하다. 그렇다고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처럼 자극적이지는 않다. 그림과 색채에 따뜻함이 묻어 있다. 보다 보면 왜 할머니 집이 생각이 나는 걸까? 

앤서니 브라운 그림책을 아마 한번도 보지 않고 자라는 아이들은 없을 만큼 우리나라에서도 작가의 그림책은 아이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물론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에게도, 어린이집, 유치원 선생님들에게도. 친숙하고 익숙한 그림책이지만, 볼 때마다 새로운 매력을 찾게 되는 도서이다. 소소한 재미를 찾고 싶고, 마음 따뜻해지는 그림책을 보고 싶다면 오늘 아이와 함께 작가의 그림책을 보길 추천한다. 더불어, 동물원에서의 외출이 예정되어 있다면 이 책에 나오는 동물원의 장면을 미리 보고 가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