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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독서생활

연이와 버들도령, 도서리뷰

소심한Oa형 2023. 4. 13.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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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에서 근무하다 보니 동화책은 거의 일상이었다. 그랬었는데.. 원장이 되고 나서 동화책보다는 글이 많은 전공도서나 부모안내용 도서만 줄곧 보게 되었다. 그러다 아들내미와 읽어주기 위해 도서를 찾던 중 백희나 작가님 책이 눈에 들어왔다. 2022년 신작, 그림만 봐도 아련한... 글밥이 많은 도서만 보신 분들이라면 여백의 미를 즐길 수 있는 도서.

 

지은이

백희나

1971년 서울에서 태어나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교육공학을, 캘리포니아 예술학교에서 애니메이션을 공부했다. 애니메이션 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매력적인 스토리텔링이 돋보이는 그림책을 만들어 간다. 2005년 [구름빵]으로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으며, 2012년과 2013년에는 [장수탕 선녀님]으로 한국출판문화상과 창원아동문학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2018년에는 [알사탕]이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 어너리스트에 선정되었고, 일본판 [알사탕]으로 '제11회 MOE 그림책서점대상'을 수상했다. MOE그림책서점대상은 일본 각지의 서점에서 그림책 판매를 담당하는 직원 3천여 명이 직접 읽고 투표하여 뽑은 '가장 팔고 싶은 그림책'에 주는 상이다. 이어 2019년에는 일본전국학교도서관협회와 마이니치 신문사가 주관하는 '제24회 일본 그림책대상'번역 그림책 부문과 독자상 부문을 동시에 수상했다. 이 중 독자상은 어린이와 교사, 사서 교사, 그림책 관계자들의 투표로 결정되는 만큼 더욱 의미가 깊다 하겠다.

2020년에는 어린이책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수상하면서 세계에 널리 이름을 알렸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랜상 선정 위원회는 "백희나는 그림책이라는 매체를 재탄생시키고 있다. 백희나의 매혹적인 그림책 세계는 우리를 사로잡고 놀라게 하고 즐겁게 하며 감동시킨다."고 평했다. 백희나 작가의 작품은 한국 외에도 일본, 중국, 대만, 프랑스, 미국, 캐나다 등지에 소개되어 해외 팬을 늘려 가고 있다. 그동안 쓰고 그린 작품은 [나는 개다], [이상한 손님], [알사탕], [이상한 엄마], [꿈에서 맛본 똥파리], [장수탕 선녀님], [삐약이 엄마], [달 셔벗], [분홍줄], [복풍을 찾아간 소년], [구름빵] 등이 있다.

책소개

[연이와 버들도령]은 백희나 작가가 [나는 개다]이후 3년의 공백을 딛고 선보이는 옛이야기 그림책. 우리 옛이야기 [연이와 버들 도령]을 사람이라면 누구나 거쳐야 할 자아 통합과 성장의 서사로 새롭게 해석해 냈다. 아울러 팬데믹이라는 긴 겨울을 지나는 우리 모두에게 찬란한 봄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전한다. 그림책 [연이와 버들 도령]은 기법적인 면에서도 지금껏 작가가 선보였던 다양한 직업 방식을 집대성한 작품이다. [팥죽 할머니와 호랑이]에서 선보였던 닥종이 인형, [장수탕 선녀님]에서 선보였던 인형과 실사의 혼합, [꿈에서 맛본 똥파리]에서 선보였던 중국의 그림자극(피영) 같은 기법들을 두루 만나볼 수 있다.

[연이와 버들도령]은 우리 옛이야기를 백희나 작가만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낸 그림책. 옛이야기 속에서 의붓딸 연이는 초인적인 조력자 버들 도령을 만나 계모가 던져 주는 시련을 극복하고 행복을 쟁취한다. 하지만 백희나 작가의 [연이와 버들 도령]은 '계모' 대신 '나이 든 여인'으로 지칭하며 인물에 대한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준다. 또한 연이를 중심으로 나이 든 여인 및 버들 도령과의 관계 설정부터 결말까지, 옛이야기와 다른 새로운 서사를 창조해 새로움을 더한다.

감상

백희나 작가의 도서는 언제 보아도 천천히 꼽씹어 그림을 보게 된다. 다양한 기법은 물론이고 '구름빵'에서 보여준 신선한 세계관은 아이들과 성인들로 하여금 상상력을 극대화시켜준다. 

이번 도서도 지친 마음에 따뜻함을 불어 넣어주는 그림과 익숙한 권선징악의 스토리가 친숙하지만 새로운 감각을 일깨워준다.  

동화책은 어린이들만의 도서라고 말하는 이도 있지만 그림책 안에는 성인들에게는 향수를 자극할만한 추억이 있고, 그 추억들로 하여금 새롭게 마음을 다잡는 시간이 된다. 

 '1988'과 같이 우리가 살아온 시대를 다루는 드라마가 향수를 자극해 인기몰이를 하듯이, 동화책은 어릴 적 갖고 있던 동심을 자극한다.  바쁜 일과로 지친 현대를 살아가는 성인들에게 추천할만한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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